<너의 이름은. (君の名前は。)> 감상 후기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늘 내 학생시절을 후회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가 왔다.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이건 안봤다...), <언어의 정원>에 이어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인 <너의 이름은.>이 2017년 1월 4일에 개봉하였다. 내내 밍기적거리다가 시간 되면 가고 아니면 말자는 식이었는데 어찌어찌 가서 보게 되었다. 오전 조조로 보았는데도 꽤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달까.

일단 신카이 마코토라고 하면 떠오르는 '미려한 그림'은 이번 작품에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덤으로 캐릭터 디자인이 물이 오른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초속 5센티미터>에서 보았던 그 캐릭터 작화에 비해서는 장족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작화와 캐릭터 디자인하신 분을 꽤 홍보했는데 그만큼 작품 자체가 이전에 비해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을 것이리라.

 스토리는 단순하게 여학생과 남학생이 몸이 바뀌어서 일어나는 일들을 풀어가는 것이 아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강조했던 '인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전의 항상 사랑하기 위해 약간의 정신적이랄까 (초속센티미터) 사회적인 (언어의 정원) 그런 장벽이 있던 커플들에서 물리적인 장벽을 가진 이번 커플들을 통해서 더 극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몇 시간 안에 내용을 풀어내야한다는 것은 늘 독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도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거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게된다면 늘 아쉬움과 부족함이 남기 마련이지만, 이 작품같은 경우는 원작이 없지만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중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면 항상 내 예전 고교시절을 돌이켜보며 '청춘이다. 그 때가 그립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내 고교시절이 그립다기 보다는 그 때 밖에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담겨있는, 향수를 그리는 이야기들이 주는 '아 그 시절에 이런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후회같은 것이 '그립다'라는 말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작품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생각을 해보게 해준 내 나이와 이런 스토리를 그려주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한다.